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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좋아쓰 - 1. 영남알프스 7봉

[영남알프스 7봉 - 고헌산] 울주큰애기 숨 넘어가유 1탄

by 울산울주큰애기 2024. 9. 10.
울산광역시의 자랑스러운 자랑 영남알프스 7봉 - 1편 고헌산

 

 

  • 위치 :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 두서면
  • 높이 : 1,033m
  • 등산 시간 : 약 4시간 30분
  • 주차에 대한 기억 : 별로 안 좋음... (다른 코스는 안 가봤습니다)
  • 등산 초보 울주 큰애기의 등 고통 지수 : 중하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알프스

스위스에 갈 시간도, 돈도 없는 사람들이라면 울산으로 오시라고 하고프다.

 

 

대리만족은 할 수 있으니까요.

진짜 알프스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아름다워 나 같은 초보도 눈물이 날 만큼 감동을 받았다.

(그렇다고 스위스를 안 가도 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고헌산 출발 전

 

울산 울주 큰애기 첫 등산용품 => 없음 (장비발 혜택 없음-억세게 무지함)

준비운동 5분 (그것도 아주 성의 없게 대충 했음)

 

 

 

등산이란걸 알 리 없는 이 왕초보자 인간은 동료들과 함께 고헌산 코스 중 가장 쉽다는 외항재 코스를 선택하였다.

사실 내가 선택한 게 아니다. 나에겐 선택권이 없었다...

동료가 이 길이 쉬울 것 같다 해서 따라간 죄밖에 없다.

동료도 산에 대해 무지한 사람이다.

 

 

 

한라산도 무지하게 올랐다 내려온 사람이기에 막연하게 '고헌산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한 내가 멍청했다.

지금도 하고 앞으로도 할 말이지만 쉬운 산은 없다.

산은 항상 힘들다. (철저히 등산 왕초보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다)

 

 

산은 세모니까 당연히 끊임없이 올라가야 하는데 시작부터 약 30분간 엄청난 고통이 온다

아니!! 왜!! 도대체!! 이 험난한 경사가 끝이 나지 않는 것인가?

 

산은 나와 밀당을 하지 않는다.
내 사정을 전혀 봐 주지 않는다.
나쁜 ... 산놈



 

 

그늘진 곳은 축축하니 미끄럽더니 그늘이 걷힌 곳은 메마르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순간을 악쓰며 지나가는 중이었다.

초등학교 이후 산을 오르지 않았던 나에게 영남알프스는 매분 매초 인생을 생각하게 주었다.

 

 

 

온몸에 전해지는 압박과 수백번 싸워가며 앞 사람 엉덩이만 쳐다보고 오르고 또 오르다 보니

결국 끝은 온다..

산 정상에 가까워져 오니 선물 같은 봄꽃이 나를 맞이한다.

끝없이 몰아치는 파도처럼 영남알프스의 산봉우리와 능선이 나를 맞이한다

진짜 산이란 존재는 95%까지 본인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가 

"짠"하고 반전 감동을 선물한다

 

 

 

영남알프스 9봉 중 처음 올랐던 산이라... 이 풍경을 보고 정말 멋지다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고헌산아 미안해)

 

 

 

미세먼지만 아니었어도 이 산들이 더 푸르고 예쁘게 느껴졌을 텐데 아쉽다

이의 미세먼지!!!

 

 

영남알프스 9봉 도전은(결국 2봉은 실패했습니다만) 평온한 일상만을

추구하고 살고 싶은 게으른 나에게 엄청나게 자극적인 도전이었다.

평소 하나도 쓰지 않던 근육을 써야 했고 중도 포기를 하지 못하게 했다.

욕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물도 마시며 오르던 첫 영남알프스 고헌산은 정상에서 풀 뜯어 먹던 

염소를 보고 나서야 내가 얼마나 하찮은 사람인지를 깨닫게 해주던 강렬한 기억이었다.

고헌산의 명물이던 그들은 요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옷차림과 저런 신발 때문에 많은 등산객분들께 질문 세례를 받았다.

"산이 처음인가 봐요!" 

 

예. 한라산 때도 이러고 갔어요
뭘 몰라서 몸이 계속 고생 중이랍니다.

 

 

 

고헌산 등산을 마친 후 느낀 점은

 

1. 생각보다 우리나라 산이 아름답구나

2. 울산광역시에 이런 산이 있다니... 감동이구나

3. 쉬운 산은 하나도 없구나

4. 과연 내가 이곳에 다시 오게 될까?